아웃바운드 영업은 한 가지 일이 아닙니다. 고객을 찾는 일, 그 회사 상태를 파악하는 일, 때가 아닌 고객을 기다려주는 일, 전화로 끝내는 일이 전부 다른 능력을 씁니다. 사람을 여럿 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회사가 이 일들을 갈라 놓고 「지금 당신은 이걸 하세요」라고 말해 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몇 해 전, 알고 지내던 세일즈 담당자가 저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인바운드로도 리드가 충분히 들어오는데, 굳이 시간 들여서 콜드콜이나 메일을 보내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솔직히 시간 아까워요.”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는 말이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부장님, 아웃바운드로 K사를 만났는데요. 안 했으면 이 고객은 평생 못 만났을 거예요.”
아웃바운드를 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서 끝납니다. 인바운드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고객이 있습니다. 우리를 모르는 회사는 검색하지 않고, 검색하지 않으니 우리 마케팅이 닿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아웃바운드를 하자」고 결정한 팀이 대부분 같은 데서 넘어집니다. 사람 한 명을 뽑아 놓고 「아웃바운드 좀 해보세요」 한마디로 끝냅니다.
아웃바운드 영업과 인사이드 세일즈는 같은 말인가요
다릅니다. 자주 섞여 쓰이는데, 둘은 아예 다른 것을 가리킵니다.
- 아웃바운드는 방향입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 반대말은 인바운드(고객이 먼저 문의하는 것)입니다
- 인사이드 세일즈는 장소이자 방식입니다. 사무실 안에서 전화·메일·화상으로 하는 영업. 반대말은 필드 세일즈(직접 찾아가는 영업)입니다
방향과 장소니까 서로 겹칩니다. 네 칸으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 인사이드(전화·메일) | 필드(찾아감) | |
|---|---|---|
| 아웃바운드(우리가 먼저) | 콜드콜, 콜드메일 | 직접 찾아가는 신규 개척 |
| 인바운드(고객이 먼저) | 들어온 문의에 전화로 응대 | 요청을 받고 나가는 미팅 |
그래서 「아웃바운드 담당자」와 「인사이드 세일즈 담당자」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인사이드 세일즈 팀이 인바운드 문의를 받기도 하고, 필드 담당자가 직접 아웃바운드를 걸기도 합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채용 공고와 업무 지시가 여기서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아웃바운드가 급해서 사람을 뽑았는데 지시는 「인사이드 세일즈 업무 전반」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면 그 담당자는 들어온 문의를 처리하느라 하루를 다 쓰고, 정작 아웃바운드는 손도 못 댑니다. 둘 다 「전화하는 일」로 보이니까 회사도 뭐가 밀렸는지 모릅니다.
아웃바운드를 맡기면 실제로 무슨 일을 하게 되나요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전화로 하는 영업을 한 덩어리로 보면 안 됩니다. 안을 열면 다섯 과목이 나옵니다.
사람 다섯 명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배워야 할 과목이 다섯 개라는 뜻입니다. 한 사람이 다섯 과목을 다 들을 수도 있고, 회사가 지금은 두 과목만 시킬 수도 있습니다.
| 과목 | 무엇을 하는 일인가 |
|---|---|
| 리드 제너레이션 | 만날 고객을 새로 만들어 낸다 |
| 어카운트 프로파일링 | 그 회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파악한다 |
| 너처링 | 아직 때가 아닌 고객을 관심이 생길 때까지 관리한다 |
| 콜 클로징 | 전화로 계약까지 끝낸다 |
| 콜 프리젠테이션 | 전화로 제품을 보여준다 |
이 분류는 제가 인사이드 세일즈를 처음 배울 때 익힌 것입니다. 팟캐스트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진행자가 이렇게 반응하더군요. “인사이드 세일즈에 이렇게 세부적인 분류가 있는 건 처음 봤어요.”
업계에서 오래 일한 분도 처음 듣는다고 할 만큼, 국내에서는 이걸 한 덩어리로 봅니다. 그래서 채용 공고도 「인사이드 세일즈 담당자 모집」 한 줄로 끝나고, 입사한 사람은 다섯 과목을 동시에 듣는 상태로 일하게 됩니다.
우리 회사에 지금 필요한 과목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은 리드 제너레이션을 원합니다. 미팅 건수가 눈에 보이는 지표니까요.
그런데 회사 상황에 따라 정답이 달라집니다.
아직 제품이 시장에 맞는지 확인하는 단계라면, 지금 필요한 건 리드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프로파일링입니다.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객 회사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결정권을 가진 담당자를 찾고,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겪는지 확인하고, 우리 제품이 그 문제를 정말 해결해 주는 게 맞는지 점검하는 작업입니다.
이걸 건너뛰고 미팅 건수부터 올리면, 미팅은 늘어나는데 계약은 안 되는 상태가 됩니다. 제품이 안 맞는 고객을 부지런히 만나고 있는 것이니까요.
반대로 제품이 이미 검증됐고 단가가 높지 않다면, 굳이 필드로 넘기지 않고 전화로 계약을 끝내는 게 빠릅니다. 이때 무게가 실리는 과목이 콜 클로징입니다.
전화로 제품을 보여준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다섯 과목 중에 제일 낯선 게 콜 프리젠테이션일 것입니다. 실제 장면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채용 소프트웨어를 팔던 팀의 담당자가 이렇게 했습니다.
전화를 걸어서 먼저 묻습니다. “혹시 지금 PC 앞에 앉아 계신가요?” 그렇다고 하면 3분만 달라고 한 다음, 검색을 시킵니다. “누구나 아는 식품 대기업 이름에 채용을 붙여서 검색 한번 해보시겠어요?”
그 회사 채용 페이지가 뜹니다. 그러면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 페이지가 저희 제품으로 만들어진 페이지입니다. 공고가 이렇게 구성돼 있고, 지원자가 여기를 눌러서 정보를 입력하면 그게 저희 시스템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때부터는 스프레드시트가 아니라 제품 안에서 단계별로 지원자를 관리하시게 됩니다.”
고객이 이미 아는 회사의 실제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듣습니다. 자료를 보내고 기다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서 “아, 그렇구나” 하고 반응이 오면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시면 컨설턴트를 연결해 드릴까요?”로 넘어갑니다.
이 담당자는 이 방식을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닙니다. 일이 다섯 과목으로 나뉜다는 걸 알고 나서, 자기가 제일 잘하는 과목이 이거라는 걸 알아채고 스스로 만들어 낸 접근입니다. 분류가 있으니까 자기 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사람이 한 명뿐인데도 나눠야 하나요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나누는 건 담당자가 아니라 회사가 할 일입니다.
여기가 제일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알아서 잘 해보세요」는 업무 지시가 아닙니다. 다섯 과목을 한꺼번에 던져 놓고 성과가 안 나오면, 회사는 할 말이 「열심히 안 했다」밖에 없습니다. 정작 어느 과목에서 막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인원이 한 명이면 사람 대신 시간을 나눕니다. 오전은 발굴, 오후는 육성. 이번 달은 프로파일링에 무게를 두고 미팅 건수는 목표에서 뺀다. 이렇게 정해 주면 한 사람 안에서도 과목이 갈리고, 최소한 어디서 막히는지는 보입니다.
지시는 이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 「아웃바운드 좀 돌려 보세요」 — 이건 지시가 아닙니다
- 「이번 달은 목표 시장 30개사 프로파일링입니다. 담당자 이름과 지금 쓰는 방식까지 확인하시고, 미팅은 안 잡히셔도 됩니다」
두 번째처럼 말하면 담당자도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압니다. 회사도 무엇을 보고 평가할지가 정해집니다.
그럼 채용할 때는 무엇을 보나요
과목은 회사가 정하지만, 재능은 사람이 갖고 옵니다. 그래서 채용에서 볼 것은 경력 연차나 업종 경험이 아니라 재능입니다.
제가 맡았던 인사이드 세일즈 팀은 다섯 명이었는데 재능이 다 달랐습니다.
- 한 사람은 꾸준함이 무기였습니다. 이런 사람은 일정한 통화량을 매일 유지합니다. 성과가 좋든 나쁘든 볼륨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한 사람은 질문을 정말 잘했습니다. 그래서 발굴을 맡겼습니다. 마케팅이 닿지 못한 고객에게 좋은 질문을 던져서, 그 회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대화 속에서 뽑아내는 사람이었습니다
- 한 사람은 전화로 하는 설명에 폭발력이 있었습니다. 분위기로 고객을 끌고 오는 유형입니다
이 셋에게 똑같은 일을 시키면 둘은 못하는 일을 하고 있게 됩니다. 꾸준한 사람에게 분위기를 만들라고 하고, 질문 잘하는 사람에게 볼륨만 채우라고 하는 셈입니다.
면접에서 재능을 어떻게 확인하나요
재능은 이력서에 안 적혀 있습니다. 「성실함」이라고 써 있어도 그게 꾸준함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는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꾸준함은 실패를 물어서 봅니다.
- “실패했던 일을 성공으로 바꾼 경험이 있으신가요? 계기가 뭐였어요?”
-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계속하셨던 이유는 뭔가요?”
꾸준함은 성격이 아니라 버틴 이력에서 드러납니다. 잘 풀린 이야기만 하는 사람과, 안 풀리던 구간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 아웃바운드는 대부분의 시간이 안 풀리는 구간이라 이 차이가 그대로 성과로 나옵니다.
콜 프리젠테이션은 시켜 봐야 압니다.
말로 물으면 다 잘한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롤플레이를 시킵니다.
“최근에 보신 웹페이지나 상품 하나만 떠올려 보세요. 그걸 지금 저한테 전화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준비된 제품 소개가 아니라 즉석에서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 말하게 하는 게 핵심입니다. 실제 전화도 늘 준비된 상태로 걸리지는 않으니까요. 상대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말하는지, 혼자 설명만 하는지가 몇 분이면 갈립니다.
질문 스킬은 따로 시킬 게 없습니다. 그 사람이 면접에서 하는 질문을 보면 됩니다.
과제를 줄 필요가 없는 이유는 면접이 이미 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난 회사를 파악해야 하는 자리 — 아웃바운드로 고객을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습니다. 지원자가 우리 회사를 알아내려고 던지는 질문이, 나중에 고객사를 알아내려고 던질 질문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궁금한 거 있으세요?」는 형식적인 마무리가 아니라 보는 구간입니다. 연봉과 근무 조건만 확인하고 끝내는 사람과, 이 회사가 지금 무엇 때문에 이 자리를 뽑는지까지 캐는 사람은 다릅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가 각각 다른 곳에서 결정됩니다. 과목은 회사가 나눠 주고, 재능은 채용에서 봅니다. 이 둘을 섞으면 「좋은 사람을 뽑았는데 왜 성과가 안 나오지」가 됩니다. 좋은 사람을 뽑고 나서 과목을 안 정해 줬기 때문입니다.
나눠 놓으면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나누면 따로 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일 붙어 있어야 돌아갑니다.
저희는 리드 스크럼을 매일 했습니다. 지금 들어오는 리드가 어떤 형태인지, 품질은 어떤지, 마케팅이 무엇을 해줬으면 하는지, 우리는 어떤 정보를 얻는 데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매일 맞췄습니다. 필요하면 마케팅 담당자가 리드에 직접 전화를 걸어 품질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늦게,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한 번 더 모였습니다. 그날 만들어진 영업 기회를 놓고 누가 맡을지 그 자리에서 정했습니다. 기회가 다섯 개 생겼으면 다섯 개를 다 얘기하고 배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병목이 어느 칸에 있는지가 확률로 보입니다. 고객 데이터를 얻는 데 시간이 걸리는지, 데이터는 있는데 결정권자를 못 찾는지, 담당자는 찾았는데 문제 제기에 반응이 없는지, 문제는 인정하는데 고칠 의지가 없는지.
아웃바운드는 그냥 두면 안 만나질 고객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 일을 뭉뚱그려 한 사람에게 던지면, 무엇이 막혔는지 아무도 모르는 채로 사람 탓만 남습니다.